급등은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시작되지 않는다.

전날 차트에서 먼저 보였던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항공우주의 움직임.

주가가 하루 만에 5%, 10%씩 오르면 갑자기 튀어 오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급등한 뒤 전날 차트를 다시 보면, 완전히 아무런 조짐도 없이 움직인 경우는 많지 않다. 주가가 더 이상 밀리지 않거나, 저점이 높아지거나, 좁은 범위에서 버티는 모습이 먼저 나타난다.

이번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항공우주의 상승도 그랬다.

나는 전날 두 종목의 차트를 보면서 단순히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하락이 어느 정도 멈췄고, 바닥을 만든 뒤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두 종목 모두 강하게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더 내려가기보다 버티는 모습이 먼저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고점 13만9천 원대에서 5만7천 원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월봉만 보면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빠진 상태였고, 가격만 놓고 보면 이미 상당한 조정을 받은 자리였다.

나는 전날 차트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저점일 때 조금이라도 더 사놓는 것이 장기적으로 낫지 않을까.
2028년까지 주가가 횡보하더라도 한 달에 1주씩 모아가는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많이 떨어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5만7천 원에서 반등한 뒤 주가가 다시 저점을 깨지 않았고, 6만6천 원 부근에서 며칠 동안 버티고 있었다. 반등 후 곧바로 무너지는 모습이 아니라 좁은 범위 안에서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단기 이동평균선도 주가 아래에서 모이기 시작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주가가 함께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런 모습은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온 상태는 아니어도, 적어도 매도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전날 차트에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었다.

아래로 밀린다면 6만4천 원 부근까지 다시 조정받을 수 있었다. 반대로 6만8천 원 부근을 거래량과 함께 돌파하면 7만 원대까지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다음 날 두산에너빌리티는 7만1천 원대로 올라섰다.

하락 가능성도 있었지만, 전날 차트에는 이미 상승 방향으로 움직일 준비도 함께 나타나고 있었던 셈이다.

한국항공우주도 바닥을 만든 뒤 움직였다.

한국항공우주 역시 비슷한 흐름이었다.

주가는 12만 원대 초반까지 내려간 뒤 더 이상 크게 밀리지 않았다. 이후 좁은 범위 안에서 횡보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 이어졌다.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저점도 계속 낮아지지 않았다.

이것은 중요한 변화다.

하락 추세가 계속되는 종목은 반등이 나오더라도 다시 저점을 깨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항공우주는 저점 부근에서 가격을 유지했고, 이동평균선도 점차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전날 차트를 보면서 이미 많이 떨어졌고, 월봉과 단기 차트 모두 매수 후보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주가는 장중 10% 넘게 급등했다.

결과만 보면 갑작스러운 상승처럼 보이지만, 전날 차트에서는 이미 하락이 멈추고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었다.

두 종목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조짐.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항공우주는 서로 다른 기업이지만 전날 차트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두 종목 모두 고점에서 충분한 조정을 받은 상태였다.

이미 높은 가격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자리가 아니라, 큰 폭의 하락 뒤 바닥을 확인하는 구간이었다.

두 번째로 저점이 더 이상 낮아지지 않았다.

주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전 저점을 다시 깨지도 않았다. 하락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세 번째로 좁은 범위에서 횡보했다.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은 매도 물량을 소화하며 다음 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일 수 있다.

네 번째로 단기 이동평균선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동평균선이 좁아진다는 것은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구간에서는 새로운 수급이 들어오면 한 방향으로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급등 당일 거래량이 증가했다.

전날까지 가격을 눌러놓던 매물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매수세가 유입됐고, 주가가 빠르게 위로 움직였다.

뚜렷한 뉴스보다 차트와 수급이 먼저 움직였다.

이번 두 종목의 상승은 당일 발표된 하나의 새로운 대형 재료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그보다는 기존에 원전, 가스터빈, 방산, 항공기 수출 같은 성장 기대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았고, 전날부터 매도세가 약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그 상태에서 매수세가 들어오자 주가가 강하게 반응했다.

즉, 새로운 뉴스 하나가 갑자기 주가를 끌어올렸다기보다,

기업에 대한 기존 기대는 남아 있었고, 주가는 이미 많이 하락했으며, 차트에서 매도세가 약해지는 조짐이 나타난 뒤 수급이 들어오면서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더 맞아 보인다.

이번에 확인한 것은 예측보다 관찰이었다.

이번 상승을 두고 내가 다음 날 급등을 정확히 예측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전날 차트만 보고 다음 날 반드시 오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조정을 받을 수도 있었고, 횡보가 더 길어질 수도 있었다.

다만 두 종목 모두 단순히 계속 하락하는 차트는 아니었다.

저점을 지키고 있었고, 가격이 좁은 범위에서 버티고 있었으며, 이동평균선이 모이고 있었다. 하락 이후 반등을 준비하는 조짐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저점일 때 조금이라도 매수해놓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2028년까지 장기적으로 본다면 한 달에 1주씩이라도 모아갈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5% 이상, 한국항공우주는 장중 10% 이상 상승했다.

중요한 것은 매수했느냐 못 했느냐가 아니다.

이번 기록의 핵심은 급등이 나온 뒤 이유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급등 전날 차트에서 어떤 변화가 먼저 나타났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주가는 갑자기 오른 것처럼 보였지만, 상승을 준비하는 과정은 이미 전날 차트에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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