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시골에 계신 엄마한테 다녀왔었다. 엄마가 이상하게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고 하신 말이 마음에 남았다. 평생 영양제가 뭔지도 모르고 살아오신 분이라 괜히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단순하게 “다리에 쥐가 자주 나면 마그네슘을 사드리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그네슘을 알아보다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경추 협착증 약을 복용하고부터 이상하게 넘어지는 경우가 더 잦아졌다. 물론 나는 중증 뇌성마비가 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넘어지는 일이 익숙했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거기에 경추 협착증까지 생기면서 몸의 균형이 더 안 좋아졌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AI에게 내가 먹고 있는 약과 영양제를 하나씩 물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요즘은 약을 처방받으면 약 봉투에 어떤 약이 들어 있는지 다 적혀 있다. 약 이름, 복용 횟수, 약의 용도까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그 약 이름과 내가 먹고 있던 영양제 성분을 AI에게 알려주고, 같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지 물어봤다.
그 과정에서 내가 먹고 있는 약 중에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 마그네슘과 비타민이 함께 들어 있는 영양제도 같이 먹고 있었다. 마그네슘 역시 근육 이완에 관여할 수 있는 성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내 경우에는 이미 근육을 풀어주는 약을 먹고 있는데, 거기에 마그네슘까지 더해지면서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중심을 잡는 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더 자주 넘어졌던 시기와도 어느 정도 겹치는 것 같았다. 물론 이것을 단정할 수는 없다. AI가 의사처럼 진단을 내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무엇을 먹고 있었는지, 어떤 성분을 조심해야 하는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충분히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이 일을 겪고 나니 엄마에게도 마그네슘을 바로 사드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허리 협착증이 있어서 약을 드시고 계신다. 그렇다면 엄마 역시 단순히 “다리에 쥐가 나니까 마그네슘”이라고 판단할 일이 아니었다. 먼저 엄마가 드시는 약 봉투를 확인하고, 그 약들과 마그네슘이 함께 먹어도 괜찮은지 살펴보는 것이 순서였다.
예전 같으면 이런 것을 알아보려면 막막했을 것이다. 약 이름을 봐도 무슨 약인지 모르고, 영양제 성분표를 봐도 어떤 의미인지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약 봉투와 성분표만 있어도 AI에게 먼저 물어보고 1차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물론 최종 판단은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도 적어도 아무것도 모른 채 감으로 먹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이번 일을 통해 느낀 것은 하나다.
건강을 챙긴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양제도 결국 몸에 작용하는 성분이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이, 나에게는 조심해야 할 것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기존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더 그렇다.
엄마의 다리 쥐 때문에 마그네슘을 알아보다가, 오히려 내 몸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챙기려던 일이 내 문제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앞으로는 영양제 하나를 먹더라도 그냥 좋다는 말만 믿지 말고, 내가 먹는 약과 내 몸 상태에 맞는지 먼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